협의의 공동 불법행위 성립요건 대법원 판례 정리_손해배상전문 변호사 법률상담


‘협의의 공동불법행위’ 성립 요건

⑴ 수인이 공동의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제760조 제1항).

⑵ 여기서 ‘공동’의 의미에 관하여 객관적인 관련공동성이 있으면 충분하다는 견해(객관적 공동설)와 의사의 공통 또는 공동의 인식까지 있어야 한다는 견해(주관적 공동설)가 대립하는데, 공동불법행위 제도의 가장 중요한 취지인 ‘피해자 보호’ 관점에서 볼 때 가해자 상호 간의 공모 또는 공동의 인식을 요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따라서 객관적 공동설이 타당하다.

⑶ 대법원 판례의 입장도 같다. 즉 민법상 공동불법행위는 객관적으로 관련공동성이 있는 수인의 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면 성립하고, 행위자 상호 간에 공모는 물론 의사의 공통이나 공동의 인식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 대법원 1998. 11. 10. 선고 98다20059 판결 등 다수. 대법원 1998. 2. 13. 선고 96다7854 판결에서는 에이즈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을 공급한 대한적십자사의 행위와 수혈로 인한 에이즈바이러스의 감염 위험에 관하여 설명하지 않은 의사의 행위 사이에 객관적 관련공동성이 있는지가 문제되었는데, 대법원은 전자의 행위는 에이즈바이러스의 감염이라는 건강 침해에 대한 것이고 후자의 행위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인격권) 침해에 대한 것으로 양 행위가 경합하여 단일한 결과를 발생시킨 것이 아니고 각 행위의 결과를 구별할 수 있다고 하여 객관적 관련공동성을 부정하였다.

⑷ 또한 그러한 공동의 행위는 불법행위 자체를 공동으로 하거나 교사·방조하는 경우는 물론 횡령행위로 인한 장물을 취득하는 등 피해의 발생에 공동으로 관련되어 있어도 인정될 수 있다.

◎ 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다44969 판결 : 甲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던 乙 등이 자신들이 보유하던 甲 회사의 주식을 경영권과 함께 별다른 재산이 없던 丙 등에게 매각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계약 체결 직후 丙이 甲 회사 자금으로 양도성 예금증서를 발행받아 인수대금을 빌려준 사채업자 丁 등에게 담보로 제공한 사안에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丁 등은 丙 등의 횡령행위에 대하여 구체적인 공모를 하지 않았더라도, 丙이 甲 회사의 자금을 이용하여 양도성예금증서를 발행받는다는 사정을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고, 나아가 丙 등의 횡령행위와 丁 등의 양도성 예금증서 취득행위가 객관적으로 관련공동성이 있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는 공동불법행위에 관한 법리오해 등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⑷ 한편 공동불법행위자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려면, 그 위법한 행위와 원고가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0다102755 판결, 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0다92346 판결 등), 그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결과발생의 개연성, 위법행위의 태양 및 피침해이익의 성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4다37675 판결).

◎ 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7다263703 판결 : 甲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乙이 甲 회사와 거래관계에 있는 丙 주식회사의 실질적 운영자인 丁의 요청에 따라 戊 주식회사에 甲 회사 명의로 허위의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주었는데, 戊 회사가 위 세금계산서로 己 은행에서 기업구매자금을 대출받았다가 그 직후 부도로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자, 戊 회사와 체결한 신용보증약정에 따라 대출금을 대위변제한 신용보증기금이 甲 회사와 乙을 상대로 戊 회사의 대출금 편취행위에 관한 공동불법행위책임을 물은 사안에서, 己 은행이 戊 회사의 기업구매자금대출신청에 결부된 위 세금계산서가 실물거래가 없는 허위임을 알았다면 戊 회사에 대출을 실행하지 않았을 것임이 명백한 점, 기업구매자금대출의 구조나 절차를 감안할 때 甲 회사와 乙이 위 세금계산서가 기업구매자금대출에 결부된 것임을 알았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고, 나아가 위 세금계산서를 이용한 戊 회사의 대출금 편취행위로 대출채권자인 己 은행 또는 보증인인 신용보증기금에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예견하였거나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甲 회사의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과 신용보증기금의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고, 신용보증기금의 손해 발생에 ‘戊 회사의 대출금 미변제’라는 사정이 있었더라도 이와 달리 볼 수 없는데도, 이와 다른 판단을 한 원심판결에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가해자 불명의 복수행위에 의한 공동불법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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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아닌 수인의 행위 중 어느 자의 행위가 그 손해를 가한 것인지를 알 수 없는 때에도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제760조 제2항). 다만, 자기의 행위와 손해의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음이 밝혀진 경우에는 책임을 면한다.

교사자나 방조자는 공동불법행위자로 본다(제760조 제3항).

여기서 ‘방조’라 함은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 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작위에 의한 경우뿐만 아니라 작위의무 있는 사람이 그것을 방지하여야 할 여러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부작위로 인하여 불법행위자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경우도 포함하고, 형법과 달리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여 과실을 원칙적으로 고의와 동일시하는 민사법의 영역에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가능하다.

이 경우의 과실의 내용은 불법행위에 도움을 주지 말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이 의무에 위반하는 것을 말하고, 방조자에게 공동불법행위자로서의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방조행위와 피해자의 손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다32999 판결).

그리고 상당인과관계를 판단할 때에는 과실에 의한 행위로 인하여 해당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한다는 사정에 관한 예견가능성과 아울러 과실에 의한 행위가 피해 발생에 끼친 영향, 피해자의 신뢰 형성에 기여한 정도, 피해자 스스로 쉽게 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책임이 지나치게 확대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① 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3다91597 판결 : 공인중개사인 갑 등이 토지 지분을 을이 매수하도록 중개하면서 토지의 권리관계나 상태 등을 확인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등기부 등본조차 확인하지 아니하여 토지에 관하여 경매가 진행 중인 사실을 알리지 못한 사안에서, 이는 매도인인 병의 불법행위에 대한 과실에 의한 방조가 된다고 하면서도 갑 등이 위 토지에 관하여 경매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어야 할 의무에서 더 나아가 병이 진정한 권리자인지 확인할 의무까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위 방조로 인한 갑 등의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사례.

② 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2다84707 판결 : 피고가 대출을 받게 해 주겠다는 성명불상자의 기망행위에 속아 피고 명의의 통장과 현금카드 등을 교부하였는데, 그 직후 이를 이용하여 보이스피싱 범행이 발생한 사안에서, 피고가 성명불상자에게 교부한 통장과 현금카드의 수가 1개에 불과한 점, 피고가 위와 같은 교부행위로 인하여 어떠한 금전적 대가를 취득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가 성명불상자에게 피고 명의의 통장과 현금카드를 교부할 당시 그 통장 등이 보이스피싱에 사용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견하면서도 이를 양도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사 피고에게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피고 명의의 계좌는 이미 원고가 성명불상자에게 기망당한 후 재산을 처분하는 데 이용된 수단에 불과하다는 점 등에서 피고의 주의의무 위반과 원고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한 사례.

③ 대법원 2015. 6. 24. 선고 2014다231224 판결 : 갑이 인감도장에 을 은행 예금계좌의 비밀번호를 표시하여 놓았고 병에게 비밀번호를 알려주면서 예금인출심부름을 시킨 적이 있는데, 정이 병 등과 공모하여 갑의 주민등록증 등을 위조하고 무로 하여금 갑을 사칭하도록 하여 갑 명의의 예금통장을 재발급받아 인감을 변경한 후 예금을 인출한 사안에서, 갑이 다른 사람에게 예금인출 심부름을 시킨 일이 있다거나 인감도장에 비밀번호를 표시해 두는 등의 행위를 하였더라도 이러한 행위로 인하여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정 등이 사기행위를 저지를 것으로 구체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위 사기행위는 을 은행이 거래상대방의 본인확인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로 인하여 초래되었다고 보일 뿐이므로 을 은행이 입은 손해와 갑의 행위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데도, 갑의 행위가 정 등의 사기행위와 객관적으로 관련 공동되어 을 은행에 대하여 공동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④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5다234985 판결 : 타인의 명의를 모용하여 계좌를 개설한 후 이를 이용하여 사기행위를 한 사안에서 금융기관이 계좌 개설 당시 피해자 본인의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하여도 그 과실과 사기행위로 피해자가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사례.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에 대하여 과실로써 방조행위를 한 경우 각각의 손해배상책임범위가 달라질 수 있는데(예컨대 피해자에게 과실이 있는 경우 고의의 불법행위자는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없지만 과실의 불법행위자는 과실상계를 주장할 수 있다. 그 밖에 손해의 공평한 분담을 위하여 과실에 의한 방조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는 책임제한을 하는 사례도 있다), 이때 배상책임이 적은 불법행위자가 전체 손해액의 일부를 변제한 때에는 그보다 많은 배상책임을 지는 불법행위자의 채무는 그 변제금 전액에 해당하는 만큼 소멸하지만, 많은 배상책임을 지는 자가 일부를 변제한 때에는 배상책임이 적은 자의 채무는 그 변제금 전액에 해당하는 채무가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변제금 중 배상책임이 적은 자의 과실비율에 상응하는 부분만큼만 소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 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6다230553 판결 : 원심은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소외 1 등 수표위조범들과 함께 공동불법행위를 저질렀으므로, 피고가 입은 수표금 100억 원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전제한 다음, 원고의 책임을 20%로 제한하여 20억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만약 위 수표위조범들이 피고가 입은 손해액 100억 원 중 일부를 변제하였다면 그 변제금 중 원고의 과실비율에 상응하는 20% 해당 금액만큼 원고의 배상책임도 소멸된다고 할 것이다.

070.8098.6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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